안희두 백령도 여행기 5 사자바위, 심청각, 콩돌해안

정흥교 | 기사입력 2020/07/02 [08:47]

안희두 백령도 여행기 5 사자바위, 심청각, 콩돌해안

정흥교 | 입력 : 2020/07/02 [08:47]

 


630분에 모닝콜, 730분에 식사, 8시 정각에 숙소를 출발했다. 오늘 일정은 심청각전망대, 간척지에서 사진, 특산품 판매점 약쑥영농, 막걸리 한 잔 걸칠 수 있는 콩돌해안, 전망대, 점심식사로 돼지고기 수육에다 반반냉면을 먹고 대청도로 1330분에 승선한단다. 요즘 백령도 모텔은 만원이란다. 관광객이 많아서가 아니라 곳곳에 건설 현장에 근로자들이 많이 머물기 때문이란다. 우리가 머문 숙소도 일찌감치 만원이었단다.   

 

K. 사자바위

 

고봉포구 앞바다에 사자바위가 있다. 이 바위는 사자가 누워 입을 벌리고 포효하는 모습 같다고 해서 사자바위라고 불렀다. 파도가 세차면 마치 용맹스런 사자가 바다에 뛰어든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뽐내는 모습이라고 가이드는 소개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이구아나를 닮았다고 해서 이구아나바위로도 불린단다. 보는 각도와 파도의 세기에 따라 그 모양을 달리한다. 사자바위 뒤편 멀리 북한 땅이 보인단다. 지금은 안개 속에 막연하게만 보이는 통일이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지리라.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10분 정도 사진을 찍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사자바위

  

L. 심청각

 

아버지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 석에 팔려 간 심청, 백령도는 황해도 해주와 함께 심청전의 무대가 되는 곳이다. 이곳 백령도에는 심청전과 관련된 지명이 많이 있단다. 심청이가 자랐다는 중화동’, 뺑덕어멈이 살았다는 장촌’, 또 심청이 중국 상인들에게 팔려가다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印塘手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가 보이는 언덕에 효녀 심청을 기념하는 심청각이 있다. 심청각에는 심청전의 판소리, 영화, 고서, 음반 전시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는데 코로나로 굳게 닫혀있다. 그리고 백령도 남쪽에 환생한 심청이 타고 온 연꽃이 바위가 되었다는 연봉바위가 있다. 심청각 앞은 시야가 탁 트여 파란빛 바다 너머 올곧은 수평선과 장산곶 일대가 눈에 담긴다.   

 

 코로나19로 굳게 닫혀있다.

 

앞마당의 효녀 심청상은 심청각의 대표 포토존으로 뱃머리에 선 심청은 치맛자락을 양손으로 움켜쥔 채 금방이라도 바다로 뛰어들 기세다. 배 아래의 파도는 거칠게 일렁인다. 예로부터 인당수를 지나는 배는 목숨을 걸어야 했다고 한다. 해저(海底)의 바위에 부딪친 해류(海流)가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탓에, 수많은 배들이 뒤집혔다. 그래서 용왕(龍王)님의 심술을 달래기 위한 제물(祭物)이 필요했던 것이다.

현재 인당수는 민감한 군사지역이라 남북한 어느 쪽 배로도 접근할 수 없다고 한다. 그 덕분에 중국 어선들이 고기를 싹쓸이해 간다는 아픔이 있다.

  

 길병원과 가천의대 이길녀 총장이 옹진군에 기증한 동상


심청각에서 북녘을 바라보며

      

반세기가 흘러도

남북을 갈라놓은 철조망

녹지 않는 그 아픔 때문일까?

심청각에 올라도

장산곶은 일년에 손꼽을 만큼

제 모습 보인단다

 

장산곶 그 앞바다에

심청이가 몸을 던진 인당수

바다 위에 신기루로 떠오르고

 

저승까지 갔다가

파도에 떠밀려 떠밀리다

연화대에 부딪혀

저승길 되돌아온 심청이

아버지!

그 한 마디에 심봉사 눈을 떴듯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

심청이가 아직 없기에

통일아!

통일아!

목 놓아 불러봐도

수묵화를 그릴 뿐

메아리도 없는 북녘 하늘

 

 한국청소년연맹에서 세운 기념비

 

 저 멀리 북한땅이 보인다(2007)


M. 콩돌해안

 

백령도 남포리 오금포 남쪽 해안을 따라 약 길이 800, 20정도 콩돌이 깔려있다. 콩돌은 규암이 깎여 나가 콩알 크기의 자갈이 된 것으로 작은 것은 새끼손톱만 하고, 큰 것은 주먹만 한 콩돌로 덮여 있었다. 두무진의 규암이 콩돌해안의 자갈이 되기까지 적어도 15천년이 걸렸을 것으로 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단다. 콩돌해안은 199712월 천연기념물 392호로 지정됐고, 2019710일에는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바닷물이 가장 낮아졌을 때 육지로부터 4층으로 나누어졌다고 한다. 맨 위에는 약 6m 내외의 너비로 자갈들 지름이 4~10, 바닷물과 접하는 두 번째 자갈대는 너비가 약 10m 내외이고 자갈들은 지름이 12, 조금 더 깊은 바다에는 너비가 8m 정도에 자갈들은 지름 1미만이고 바닷속 하부층에는 모래층이 있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둥근 자갈들은 백령도의 모암(母岩)인 규암이 파쇄되어 해안의 파식(波蝕) 작용에 의하여 마모를 거듭하여 형성된 잔자갈들로 콩과 같이 작은 모양을 하고 있어 콩돌이라고 한다. 둥근 자갈들은 색상이 백색·회색·갈색·적갈색·청회색 등의 형형색색을 띠고 있어 해안경관을 아름답게 한다. 콩돌 반출 시 법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문다고 한다. 한두 개쯤 누가 알겠느냐고? 콩돌해안 감시원은 관광객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단다.  

 

 콩돌해변 맨발걷기 안내 게시판


콩돌해안은 파도가 거칠어 수영을 즐기지는 못하지만 대신 귀를 활짝 열면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자그마한 자갈들이 온몸을 파도에 내어주고 굴러서 오르내리며 청아한 목소리와 자갈들 사이사이를 파고드는 파도가 포말을 일으키는 자욱한 음향이 어우러지며 음악회를 느낄 수 있다. 콩돌해안 안내 방송에서 주의사항과 함께 발바닥 지압에 좋다는 친절한 안내가 있어 너나없이 신발을 벗고 걸었다. 신발을 벗고 눈을 감고 발과 귀로 콩돌해안을 느껴보길 권한다.

 

 

달그락달그락 콩돌의 노래동영상  

 

콩돌해안

 

안희두

 

콩에서 주먹만한 돌들이

층층으로 깔린 콩돌해안

따사로운 햇살에

여기저기 콩 볶는 소리

파도가 칠 때마다

강낭콩에 녹두, , 검은콩까지

형형색색 춤추며 부르는 교향곡에 취해

큰 대자로 누우니 전신을 달구는 천연마사지

스르르 감긴 눈을 뜨니

콩돌 주워다 국수전 펼치는 파란 하늘

 

 발바닥으로 해변을 맛보는 콩돌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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