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2일 13시 30분에 백령도를 출발해 대청도, 소청도를 거쳐 인천으로 향하는 코리아킹호를 탑승했는데, 좌석번호가 1층 A1이라 기대를 했다. 그런데 정작 자리를 찾아가니 맨 앞에 창문 없는 창가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20여분 만에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라 다행이었다.
백령도에 다녀오는 길이지만 더 보고픈 대청도라 노래를 불렀지만 까막눈 섣불리 아는 척 까불다가 더블 보기 수두룩
대청도는 조선 정조 23년(1798년) 수원부에 편입되었고, 1928년 백령면에 예속되었다가 1974년 대청면으로 승격되었다. 1995년엔 인천광역시로 편입, 인구는 1,300여명, 면적은 15.6㎢(백령도의 1/3)이지만 수목이 무성한 큰 섬이라 하여 대청도로 칭했다고 한다. 평지가 발달한 백령도와 달리 대청·소청도는 산지가 7할이다. 이게 백령도에선 농사, 대청·소청도에선 고기잡이가 주업인 이유다.
숙소는 넓은 터에 10여년을 가꾼 아름다운 집이었다. 30여분 쉬었다가 모래사막으로 갔다. 태안의 사구마냥 해안가 모래언덕인 사구는 몰라도 사막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는 낯설다. 이번 여행을 하기 전에 자료를 모으며 대청도 모래사막을 처음 들었고, 솔직히 사진을 봐도 믿기지 않았다.
한국의 사하라 사막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대청도 옥죽동 모래사막은 길이가 약 1.6㎞, 폭은 약 600m에 달한다. 오랜 세월을 모래가 바람에 날려 이동하면서 거대한 모래산(해발 40m)을 이루었고 세찬 바람은 파도처럼 모래에 물결을 만들며 계절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는 활동성 사구가 바로 옥중동 모래사막이다. 2019년 7월 10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사하라에 못 갔어도 대청도에 사하라 낙타도 네 마리가 똘똘 뭉쳐 다닌다지 세 말의 모래는 먹어야 시집 장가 간다나
정말 사막의 낙타가 아니라 낙타의 조형물이다. 비록 사막 크기야 사하라와 비교도 안되지만 해변부터 산 중턱까지 펼쳐진 모래언덕은 사막의 분위기를 넘치고도 남을 수 있게 풍겼다. 나도 아직 사하라는 못 갔지만, 미국 모하비 사막과 칠레 와카치나 사막에서 잠시 머물렀었다. 대청도 사막을 걸으니 발이 푹푹 빠진다. 세월이 더 흘러가야 다져지나 보다.
방풍림으로 점점 사막이 황폐화된다는 옥죽동 해안사구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1980년대부터 소나무 방풍림을 조성했다고 한다. 현재는 사막과 같은 예전의 넓은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 흔적은 남아 있다. 이곳 주민들은 불편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만날 수 있는 사막은 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모래언덕과 얽힌 이야기로 모래 서 말은 먹어야 시집 장가를 간다고 할 정도로 동네 사람들에게는 괴로움을 많이 주었으나, 지금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어 신기하고 특별한 곳이 되었다고 한다. 방풍림도 걷어내고 모래밭을 달리는 버기카나 모래 스키 등 놀이시설도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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