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시 잘츠부르크
안희두의 짭짤한 동유럽 여행 4

(수원문인협회 고문, 신갈중학교장)

정흥교 기자 | 기사입력 2016/09/20 [07:19]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시 잘츠부르크
안희두의 짭짤한 동유럽 여행 4

(수원문인협회 고문, 신갈중학교장)

정흥교 기자 | 입력 : 2016/09/20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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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가

뒤 귀를 쫑끗했다

혀를 감긴 했어도

한국말로 도레미

몰랐다

이탈리아에도 도레미

잊을 때도 됐지만

 

 

[수원인터넷뉴스] 여행 자료를 준비하면서 잘츠부르크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의 도시라는 안내가 여러 곳에 있었어도, 부끄럽게도 그 영화 내용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아우그스부르크에서 잘츠카머구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영화를 틀어 줄 때 비로소 예전에 보았던 기억이 아련히 떠올랐다. 그러나 영화관에 갔었는지, TV로 보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대부분 영화 장면이 다정다감하게 기억나는데, 촬영지가 오스트리아라곤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설령 오스트리아라고 해도 뭐가 대수랴.

 

 

LA의 할리우드에 입장하면 영화의 명장면을 보여준 후 촬영세트를 체험하는 것처럼 이곳도 그 정도라 상상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있었던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에 가면 촬영세트 일부와 명장면을 광고하는 정도로 생각했다. 잘츠부르크 하면 모차르트의 도시가 아닌가. 그런데 가이드가 왜 영화의 장면 장면에 열을 올리는지 의아했다.

 

 

영화를 보다가 놀랐다. 갑자기 도레미파솔라시도가 분명 한국어로 나오는 거다. 신기해도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학교 다닐 때 배웠겠지만,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것은 여행기를 쓰면서 알게 되었다. , 서양 음계를 정한 사람이 수학자인 피타고라스이다. 물론 현재 음계와는 다소 다르지만, 직각삼각형 하면 떠오르는 피타고라스가 맞다. 그가 학교를 연 곳이 현재 이탈리아이니까 연관이 있을까? 물론 아니다.

 

 

나는 예전에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서 수도원의 견습생 수녀인 마리아는 미사도 잊고 기도 시간도 늦는 등 말썽을 일으키지만, 노래를 좋아하고 쾌활한 성격을 수녀들이 몰라준다고 속상해했다. 그러다가 수도원장의 추천으로 군대식으로 길들이는 해군 대령으로 제대한 트랩의 집 가정교사로 쫓겨나듯 옮겨가는 모습엔 화가 났다. 그런데 주인인 대령의 군대식으로 교육하라는 지시를 어기고 자신의 끼와 소질을 살려 25녀의 아이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즐겁게 생활하는 장면에선 박수를 쳤다. 정말 영화 장면도 흠잡을 곳 없이 멋지고, 나아가 가정교사 신분에서 딱딱한 대령까지 변화시키고, 살얼음판인 가정을 웃음이 넘쳐나는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자연스레 안주인이 되는 교육적으로 참신하고 훌륭한 작품으로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이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트랩가족합창단이 미국으로 망명한 실화를 바탕으로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공연되다가 영화로 탄생했다고 한다. 영화 속의 도레미송에델바이스’, ‘안녕 굿바이(So long Farewell)’ 등은 지금도 여전히 인류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잘츠부르크에서도 영화에 등장한 장소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사운드 오브 뮤직 투어 관광객 수가 연간 30만 명에 이를 만큼 인기란다. 이제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도시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시로 바뀐 것 같았다.

 

 

잘츠부르크에 도착해도 비는 여전히 줄기차게 쏟아졌다. 도레미송을 부른 미라벨 정원의 계단은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장소다. 장대비가 쏟아져도 사진기에 한 컷 담으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우리와 다른 것은 명장면을 담은 사진 광고판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영화 속 대령의 집인 레오폴츠크론 궁전을 보려면 호텔에 투숙하거나 별도 투어를 해야 한다. 세계적인 영화 [The Sound of Music]의 스토리가 태어나고 촬영되어 잘츠부르크를 톡톡히 홍보하고 있지만, 오스트리아 사람들에게는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 몰려든 관광객은 황홀감에 도취된다. 그래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여행기를 쓰면서 영화를 다시 보니

귀에 익은 에델바이스, 전설까지 뜨겁다

사랑은 내던져 푸는 거야

해는 항상 뜨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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