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벨 정원과 호엔잘츠부르크 성
안희두의 짭짤한 동유럽 여행 5

(수원문인협회 고문, 신갈중학교장)

수원인터넷뉴스 | 기사입력 2016/09/29 [07:13]

미라벨 정원과 호엔잘츠부르크 성
안희두의 짭짤한 동유럽 여행 5

(수원문인협회 고문, 신갈중학교장)

수원인터넷뉴스 | 입력 : 2016/09/2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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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겐에서 볼프강과 할슈타트는 도미솔

화들짝 뛰어넘는 잘츠부르크 미라벨

소금은 지상의 꽃이다

파도 소리 들리는

 

 

[수원인터넷뉴스] 잘츠카머구트를 떠나 잘츠부르크로 향하며 우뚝우뚝 치솟은 산들과 호수, 별장 같은 농촌풍경을 보다 꿈나라로 빠졌다. 그래서 잘츠부르크로 입성하여 버스가 정차할 때까지 기억에 없다. 잘츠부르크는 독일 뮌헨에서 동쪽으로 약 150km,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서쪽으로 300km 떨어진 도시로 인구는 15만명 정도다.

 

잘츠는 소금이고 부르크(burg)는 성()을 나타내니까 소금의 성이다. 잘츠부르크는 주의 9/10가 알프스 지방에 속해 경치가 아름답다. 소금을 비롯해 구리, 마그네사이트, 텅스텐 등 광물자원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정착했다. 기원후 15년에 로마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해 50년 경에는 로마의 한 자치도시를 형성하였다고 한다. 696년에는 대주교가 관할하는 도시로 발전했고, 1077년에는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요새로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쌓았다.

 

 

잘츠부르크는 화이트 골드라 불릴 정도로 귀한 소금이 많이 채굴되어 엄청난 부를 쌓았다. 얼마나 부유했으면, 지금 우리가 막 들어서며 감탄사를 쏟아내는 미라벨 궁전은 1606년 대주교가 잘츠부르크 성주의 딸에게 선물한 집이었을까? 미라벨 궁전보다 더 유명한 미라벨 정원은 1690년에 조성되었다. 처음엔 성주의 딸 이름을 따 알트 나우로 불리다가 18세기 초 아름다운 성이라는 뜻의 미라벨로 바뀌었다고 한다.

 

미라벨 궁전은 1818년 화재로 파괴되었으나, 복원하여 현재 시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궁전의 대리석 홀은 모차르트(1756 ~ 1791)6살 때 연주를 한 곳으로 요즘에도 연주회장이나 결혼식장으로 사용되고 있단다. 우리에게 관심 있는 곳은 당연히 입장료가 따로 없는 정원이다.

 

 

정원을 들어서자 거세어지는 빗줄기에도 모두가 탄성이다. 첫째는 꽃으로 예쁘면서도 시원스럽게 드넓은 정원에 감탄사요, 두 번째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본 그대로임에 놀랐다. 쏟아지는 비에도 관광객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던 북쪽 계단에 몰려있다. 아름다운 정원은 분수와 연못, 대리석 조각상으로 더 빛났다. 조각상은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들의 모습이란다.

 

 

정원의 중간에 있는 청동조각의 페가수스는 말의 형상에다 날개를 달아 금방 하늘로 뛰쳐 날아오를 것 같은 기상이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으로 향하는 정원의 끝에서도 관광객들은 왼손은 하늘로, 오른손은 반대 방향으로 45도쯤 날아오르는 듯한 대리석을 따라 포즈를 취하는 게 아니라, 영화 속에서 가정교사가 주먹을 쥔 두 손을 불끈 치켜든 동작을 취한다고 한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으로 향하며 잘차흐 강을 건너는데, 슈타츠 다리 양쪽 난간의 철조망엔 사랑의 열쇠로 넘쳐났다. 7월 말부터 6주간 2016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몰려들 관광객을 위해 미리 물청소를 했나, 강물은 검붉은 흙탕물이었다. 잘차흐 강은 잘츠부르크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가운데로 흐른다.

 

 

구시가지와 역사적 건조물은 1996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잘츠부르크 시가의 역사지구로 등록되었다. 구시가지에서 관광객들로 가장 붐비는 곳은 중세시대에 시민들이 살던 게트라이데의 주택가 거리다. 구두를 팔면 구두 그림으로, 옷을 팔면 옷 모양으로, 빵을 팔면 빵 그림으로 간판을 만들어 내걸었다. 중세시대 글자를 모르는 이들을 위해 그림과 조각으로 상점의 특징을 표시하였기에 무엇을 판매하는 가게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200년이 넘은 철제 간판은 최근 새로운 상품도 옛방식대로 간판을 만들어 설치한다. 그래서 게트라이데 거리의 특별한 볼거리로 자리잡았다.

 

 

 

이곳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은 모차르트가 17세까지 살았던 생가다. 그리고 1773년 이사를 간 곳은 미라벨 정원 인근으로 방금 잘차흐 강을 건너기 직전에 있었다. 구시가지는 모차르트 선율이 도시를 감싼다. 모차르트 광장, 모차르트 음악대학, 모차르트 다리, 모차르트의 얼굴이 상표에 있는 쿠겔 초콜릿과 케이크, 향수도 팔려 나간다. 당연히 모차르트 디너 콘서트도 있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모차르트 대표작 공연을 관람한다. 모차르트 동상을 비롯한 조형물 등등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도시다. 모차르트 부모 무덤도 관광명소란다. 스치어 지나갔지만, 모차르트 아버지가 즐겨 찾았다며 광고하는 카페도 300년 전통을 자랑한다. 도시 전체가 모차르트로 뭉쳐있다. 역사적 고증을 아직 찾지 못해서 그렇지, 잘츠부르크의 구시가지에 모차르트의 손때가 묻지 않은 곳이 어디 있으랴.

 

 

배는 고픈데, 해발 120m의 언덕에 자리 잡은 호엔잘츠부르크 성을 언제 올라가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1892년에 설치한 전동열차 푸니쿨라를 타면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한다. 성에 올라보면 잘츠부르크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즉 요새 중에 요새인 철옹성이다. 덕분에 1077년 건축한 이래 한 번도 적에게 점령당하지 않아 지금도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단다. 소금을 장기간 보관하는 창고에서 무기 보관소, 감옥 등으로 사용되다 지금은 박물관과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잘츠부르크는 소금을 팔아 축적된 막대한 자본으로 수백 년에 걸쳐 세워진 교회와 궁전 등 중세 건축물로 빼곡해 북쪽의 로마로 불린단다. 이렇게 옛 건물이 많이 보존된 것은 1745년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도시의 건축물을 보전하는 법을 만들라고 명령한 이후 법에 명시되었기에 가능했다. 내려오는 길에 잘츠부르크 대성당에 들어가려 했으나 이미 문은 닫혀있었다.

 

 

모차르트와 잘츠부르크, 사운드 오브 뮤직

서로를 칭찬하며

푸니쿨라 푸니쿨라

세월은 소복이 쌓여

벌 나비 불러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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