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샘을 품은 뉘른베르크와 중세
유럽의 보석으로 불리는 로텐부르크

안희두의 짭짤한 동유럽 여행 19

정흥교 기자 | 기사입력 2017/01/13 [20:41]

아름다운 샘을 품은 뉘른베르크와 중세
유럽의 보석으로 불리는 로텐부르크

안희두의 짭짤한 동유럽 여행 19

정흥교 기자 | 입력 : 2017/01/1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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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뉘른베르크의 샘을 찾아

꿈속에서 가이드로

살살 녹여 박수 갈채

아뿔싸

왜 하필 공사중인가

꼭꼭 숨은 술래여

 

 

[수원인터넷뉴스] 체스키 크룸로프를 쫓기듯 뛰쳐나와 버스가 출발한 지 1시간 조금 지나 체코와 독일의 국경선을 통과했다. 독일 나라명이 표기된 표지판으로 국경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뿐인데, 가이드가 말하는 순간 버스는 국경선을 통과하였기에 사진은 담을 수 없었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는데 뉘른베르크까지 4시간 30여분 걸렸다.

 

 

뉘른베르크는 독일 황제인 하인리히 3세에 의해 1040년 세워진 성에서 비롯되어 신성로마 제국시대에는 무역의 중심지로 번창하였다. 지금은 크리스마스 시장이 1년 내내 열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완구박람회가 열리며 소시지가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란다.

 

 

 

 

저녁 8시경 장크트 제발두스 교회 근처에서 관광은 시작되었다. 1616~1622년에 지어졌는데 2차대전 때 파괴되어 1956~1960년에 복구되었다. 바쁜 걸음으로 구시가지를 한 바퀴 돌아 성모교회가 있는 광장으로 왔다. 성모교회도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탑이 있는 교회인데 관심이 없다. 아뿔사, 왜 하필 공사중인가?

 

 

뾰족하게 솟은 높이 19m의 황금색 분수탑은 아름다운 샘이라는 뜻의 쇠너 브루넨(Schönen Brunnen), 여행을 준비하며 감탄하였다. 나에겐 알현이다. 이번 여행에 또다른 아름다운 샘이 있다는 쇤브른 궁전에서 아름다운 샘을 얼마나 찾아 헤매었는데.

 

뉘른베르크의 아름다운 샘은 신성로마제국의 세계관으로 철학자 소크라테스로부터 키케로, 아리스토텔레스, 유클리드, 피타고라스, 프톨레마이오스 등에다가 성서에 나오는 인물이나 중세 영웅도 포함해 40여 개의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 수리를 하는 것도 진품이 아니라 1912년에 만들어진 복제품이다.

 

진품은 게르만 국립박물관에 옮겨져 있다. 이 분수탑에도 위대한 분들이 모여있으니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나는 탑을 돌 듯 소원을 빌고 빌었는데, 독일에서 한국이 멀어서 그런가 아직 답신이 도착하지 않아 타는 그리움으로 새날을 기다리고 있다.

 

 

 

저녁을 먹고 관광버스를 찾아 걷기 운동이 시작되었다. 구시가는 관광지구로 버스가 들어올 수 없어 대기하는 곳으로 가야 하는데, 약속한 장소에 가보니 버스가 없다. 운전기사와 통화를 한 후 핸드폰 내비게이션 도움을 받는다고 늘 성공하는 건 아니었다. 다시 택시를 앞세우고 버스가 있다는 곳으로 뛰다시피 갔는데 허탕이다. 돌고 돌기를 서너 번 땀을 뺀 뒤에야 우리가 내린 곳 인근에서 버스를 탑승할 수 있었다. 덕분에 뉘른베르크 뒷풍경도 볼 수 있었고, 밤에 잠도 편히 잘 수 있었다.

 

 

 

 

 

 

830분경 호텔을 나서며 가이드가 혹시 호텔 문쪽에 가방이 우리 일행의 짐 같다는 말에 확인하는 도중 한 분이 뒤늦게 자신의 짐을 놓고 온 것을 깨달았다. 자칫하면 호텔에 짐을 놓고 올 뻔했다. 아니 분명 선물부터 귀중품을 잃어버릴 수도 있었다.

 

 

 
 

버스가 한 시간 정도 달릴 때 언덕 위에 주황색 성이 나타났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중세의 보석으로 불리는 로텐부르크다. 우리는 시청사가 있는 마르크트 광장으로 갔다. 로텐부르크 시청사는 로텐부르크에서 가장 웅장한 건물로 르네상스 양식과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62m 높이의 종탑에 오르는데 곳곳에 한글 낙서가 눈을 찌른다. 얼마 전 태국 국립공원 바다 속 수심 20m에 있는 산호에도 선명한 한글 낙서로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치는데, 참으로 부끄럽다. 시청사 종탑에 오르는 길은 고난의 길이다.

 

관광코스로 만들어진 통로가 아니기에 돈 내고 자청한 고난의 길이다. 그래도 종탑에 오르면 로텐부르크 주변의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녹색의 초원에 주황색 기와지붕이 마치 동화 속의 세계처럼 펼쳐지는데, 일일이 말과 글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이곳에 올라온 값어치는 톡톡히 한다.

 

 

 

 

 

 

 

 

 

 

 

 

성야곱 교회로 갔다. 예배를 보고 있어 뒤에서 조용히 기다리다가 조금 후에 끝나 곳곳을 돌아보며 감상했다. 조각 작품 하나하나 뜻은 모르지만 값진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독일 최고의 조각가라고 칭송 받는 틸만 리멘슈나이더(Tilman Riemenschneider)의 성혈제단은 '최후의 만찬'이라는 조각으로 감탄사 연발이다. 무엇보다도 1505년에 조각된 이 작품은 각 인물의 섬세한 묘사도 뛰어나지만, 두 천사가 받치고 있는 금박의 십자가에 예수의 피가 들어갔다고 전해지는 수정이 박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5500개의 파이프 오르간은 예술 작품으로 어떤 소리를 낼까 궁금해진다. 20여분 구경을 한 후 시청사 광장으로 돌아왔다.

 

 

 

 

 

 

 

마르크트 광장에도 명물 시계가 있다.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시 정각에 시계의 창문이 열리면서 인형극이 펼쳐진다. 때마침 11시가 다 되어간다. 가이드도 출발 예정 시간을 다소 늦추었다.

 

유럽 30년 전쟁 당시 이곳 시장인 누쉬는 신성로마제국군의 사령관 티리 장군으로부터 포도주 한 통을 단숨에 마시면 시민을 학살하지 않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시장은 포도주 3.25리터 한 통을 단숨에 마셔 시민과 도시를 구해냈다. 시계 옆의 두 개의 창문이 열리면서 인형은 시장의 이야기를 재현하고 있다. 위대한 들이킴, 마이스터 트룽크!

 

이 사건을 계기로 로텐부르크는 해마다 성신강림절이 되면 <위대한 들이킴>이라는 연극을 공연한다. 동화같은 중세의 도시, 로텐부르크에는 매년 100만 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간다고 한다.

 

 

 

 

꼬까옷과 화초로 아기자기한 로텐부르크

단숨에 포도주를

마이스터 트룽크!

얼마나 위대한 들이킴이랴

천년만년 피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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