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두 미국 동부 여행기 11 미역국 먹고 백악관 들러 Lincoln Died

| 기사입력 2018/02/09 [10:25]

안희두 미국 동부 여행기 11 미역국 먹고 백악관 들러 Lincoln Died

| 입력 : 2018/02/09 [10:25]

[수원인터넷뉴스] 조지 워싱턴 기념탑을 관람한 후 12km 정도 떨어진 북경반점에 갔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북경오리 전문점인데, 들어가자마자 유명인사 사진으로 벽면을 장식했다. 자랑스러운 한국 가수 싸이도 주인장과 찍은 사진을 보니 다녀간 모양이다. 나에게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 거는 사람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기다리는 사람들로 넘쳐 예약을 했어도 20여 분 출입구에서 서성거려야 했다.

 

 

 

자리를 잡은 후에 주문을 받고 음식을 가져다주는데 꽤 시간이 걸렸다. 맛있기는 한데, 기다리는 동안 배가 그런지, 냄새를 오랫동안 들이마시며 군침을 너무 많이 삼켜서 그런지 이내 배가 불렀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가까이에 있는 한국마트에 들렀는데, 고향 냄새가 물신 풍겨나는 한국 상품들로 넘쳐났다. 숙소에 도착한 직후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밤새 꽤 많은 비가 내렸다. 새벽에도 줄기차게 내렸다. 오늘이 생일 아니 환갑인데, 쌀밥에 갈비와 미역국이 나왔다. 한국의 내 집도 아니고, 뉴욕에 아들네 집도 아닌 낯선 워싱턴에서 아내의 지인 댁에서 융숭한 환갑 밥상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왼손 인대를 다친 환자에게 대접을 받은 것이다.  

 

아버님은 마흔여섯, 어머님은 쉰일곱

넘지 못할 회갑이라 굴레 쓴 업보 걱정

폭우가 밤새도록 내리네요

산뜻해질 나이야 가라

 

 

 

빗길을 뚫고 도착한 곳은 백악관이다. 백악관 좌측 근처 주차빌딩에 주차를 했다. 하루 주차료가 최대 23달러다. 백악관 뒤편을 보고 앞쪽으로 돌아왔는데 경비가 삼엄했지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좋았다. 보안상 일부러 그랬을까,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나 7년 전보다 더 가려진 것 같았다. 그래도 웅장한 이 건물은 1800년 제임스 호번에 의해 완공 되었으며, 최초 입주자는 2대 대통령인 애덤스란다. 백악관이라는 명칭은 1814년 독립 전쟁에서 영국군이 불을 질러 그슬린 건물을 하얗게 칠한 것에서 유래한다.

 

 

House Where Lincoln Died

 

꿈에

자신이 죽는 꿈은

길몽이라 하지 않나요?

 

당신의 꿈속에

백악관 주인인 당신이 죽었다고

땅을 치며 우는 국민들

멀쩡히 살아있다고 당신은 외쳐도

오히려 더 큰 울음소리

 

 

하나가 둘로 넷으로

가슴 깊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조국을

가까스로 꿰매고 나니

목숨을 거두나이까?

운명이옵니까?

이것이 정녕 하늘의 뜻입니까?

 

이 한목숨 바치니

통일을 이루기 위해 다치고 죽은

나의 부모 형제자매 자식 그리고 이웃들

쓰라린 가슴 나에게 쓸어내리소서

번영의 길로 줄달음치소서

 

 

백악관에서 지척거리에 있는 포드 극장, 존 톰슨 포드(John Thomson Ford)1860년대부터 운영하던 이곳 포드 극장에서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이 1865414일 대통령 전용 관람석에서 영부인과 함께 연극 우리의 미국인 사촌)>을 관람하던 도중 1015분경 배우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에게 후두부에 권총으로 저격을 당했다. 남부군이 항복한지 닷새 후이기에 승리의 기쁨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생을 마감해 통일된 남북을 아우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곧바로 링컨은 바로 앞의 건물인 윌리암 피터슨 하우스(William Petersons House)로 옮기고 치료를 했는데, 다음날 아침 722분 숨을 거두었다. 이 집은 19322월 사적지에 포함되었다. 암살자 부스는 426일 버지니아 주의 한 마구간에서 기병대가 쏜 총에 맞아 죽었다. 지척에 백악관이 있는데 왜 굳이 도로 건너편 개인 집으로 갔을까, 궁금하다.

 

 

아침부터 공연이 있나 포드 극장 앞에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윌리암 피터슨 하우스에는 930분 이후에야 개장하기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다. 10여분을 기다리며 보냈는데 알고 보니 포드 극장을 관람한 입장권이 있어야 이곳을 입장할 수 있다고 했다. 예전에 왔을 땐 포드 극장에서 공연을 해서 보고 싶어도 관람할 수 없었는데, 알아보니 공연이 없는 날은 박물관으로 운영을 한단다.

 

오늘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가야하기에 일정이 바빠 포드 극장은 생략하고 하고 피터슨 하우스에만 가려고 했었는데, 할 수 없이 줄을 섰고 결론은 건너편에서 기다린 만큼 지체되었다. 두 곳 다 무료입장이지만 관람 시간별로 통제를 하는데, 포드 극장 안은 어둡고 사람들로 넘쳐나 권총과 링컨의 관람석을 떠밀리듯이 구경하고 나왔다.

 

반면 피터슨 하우스는 비교적 한산하였다. 링컨이 숨을 거둔 침대는 작고 초라했다. 키가 190cm인 링컨이 반듯이 눕기엔 너무 작아 비스듬히 눕혔다고 한다. 미국 연방정부는 1896년 피터슨 하우스를 매입해 포드 극장과 함께 국립 사적지로 관리하고 있었다.

 

 

 

피터슨 하우스를 빠져나올 때 바로 옆에 링컨을 기리는 리더십 센터가 있다. 미국에서 발행된 링컨에 관한 책은 15,000여 권에 달하는데 그 중 6,800권의 책을 마치 옥수수 같은 모양으로 1층 바닥에 세워 놓았는데, 꼭대기가 4층까지 도달하는 북 타워 조형물이다. 한글로 된 책자도 있나 서재를 쳐다보며 내려왔는데, 놀라운 전시물이 있었다.

 

 

노무현이 만난 링컨

노무현 지음 / 출판사 학고재 / 2001.11.30. 발행

 

 

2003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미국을 방문했고,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을 찾았다. 그때 저서를 호랑이 접시와 함께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5년 링컨 150주기를 맞아 개막한 링컨 유물 특별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저서를 전시하기 시작했다. 또한 링컨에 대한 교육의 현장으로 의견을 적어 포스트잇으로 붙여놓는 게시판도 있었다. 링컨 기념관에서 빛나게 전시된 <노무현이 만난 링컨>의 꿈이 한반도에서 멋지게 펼쳐지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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