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두 일본 오사카 여행기 3.

히메지성 천수각 정신이 넘쳐났다

정흥교 기자 | 기사입력 2018/12/03 [18:18]

안희두 일본 오사카 여행기 3.

히메지성 천수각 정신이 넘쳐났다

정흥교 기자 | 입력 : 2018/12/03 [18:18]

[수원인터넷뉴스]

호텔의 벽시계는 초침까지 정확할까?

온천장 문을 열며 정각 6시 초읽기

그렇다!

새날을 여는데

이 정도는 약과지

 

 

 

 

어젯밤 호텔 온천장을 들어서며 시원스럽게 큰 규모와 다양한 시설에 놀랐다. 그냥 취침하려다 내려오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내와 만나는 시간을 서둘러 잡은 게 조금 후회스러웠다. 그래서 아침 6시에 호텔 온천장을 개장하기에 5분 전에 내려왔는데, 기다리란다. 6시가 가까워지자 뒤로 돌아 벽에 걸린 시계 초침을 보고 초읽기를 한다. 눈곱만큼도 융통성 없이 철두철미하게 규정을 지키는 일본인 정신에 놀랄 뿐이다.

 

 

 

 

호텔을 떠나 히메지성을 향하며 걱정거리가 생겼다. 밤새 잘 자고, 새벽에 온천까지 다녀오고 아침 식사도 맛있게 했는데, 배탈이다. 혼을 뺄 정도로 속이 텅 비어 아침을 먹었어도 허리가 굽어든다. 가이드에게 조용히 이야기를 건넸더니, 언제라도 편하게 이야기하란다. 잽싸게 일행 중 한 분이 걱정되었는지 환으로 된 약을 건네준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친구의 약도 나눠 먹지 말아야 하고, 아니 자신이 먹던 약도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으면 먹지 않아야 한다고 가이드가 일침을 가한다.

 

 

 

 

주차장에 내리니 도로를 압도하는 높다란 성벽, 차도를 건너니 성벽을 더 높고 견고하게 만드는 해자(垓子: 성 밖을 둘러 파서 못으로 만든 곳)가 나타난다. 아스팔트 도로바닥에 앉아 열심히 관광 안내를 받는 학생들, 모자를 벗거나 친구와 떠드는 학생 하나 없이 주목하여 교육하는 모습이 무섭기까지 했다. 똑같은 복장에다 똑같은 가방을 둘러매고 주의깊게 살펴보며 걸어가는 여학생들 모습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정문을 통해 들어오니 겹겹이 쌓은 성벽에다 또다시 높다란 기단 위에 하얗게 우뚝 솟구친 천수각이 눈에 들어왔다.

 

 

 

 

1993년 일본 최초로 성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히메지성은 일본 봉건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12채 성 중에서 가장 완벽한 군사용 건축물로 알려져 있다. 1333년경에 작은 요새로 처음 지어졌으며, 16세기 도요토미 히데요시(풍신수길)가 전투에 대비해 3층으로 된 천수각을 세우고 성곽을 정비하며 군사용 건축물의 모양새를 갖추어갔다. 그리고 1601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사위가 대대적으로 개축을 시작하여 1609년에 완성했고, 지금 있는 건물 대부분은 이때 지어졌다고 한다.

 

 

 

 

나무로 지어진 히메지성은 불에 의한 공격에 취약해 화력(火力)을 이용한 무기가 발달할 때마다 보완하며 증·개축되었다고 한다. 히메지성을 아름답고 돋보이게 하는 흰색의 회벽칠도 불에 강한 회반죽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성벽을 따라 해자를 설치해 적의 접근을 막았고, 오르는 길도 미로(迷路)를 만들어 힘들게 만들었는데, 그 이유 또한 적의 침입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란다. 천수각으로 올라가는 길도 계속 방향을 바꾸어 감각이 흐트러지도록 만들었다.

 

 

 

오늘 히메지성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가이드는 어제부터 일본 전국시대 3인방인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사이의 얽힌 이야기와 두견새가 울지 않을 때 세 사람의 처방전과 유명한 절명시(絶命詩) 또한 소개했다. 흥미롭게 들었다고 재미있게 풀어낼 필력이 달려 생략한다.

 

 

 

이에야스의 손녀딸인 아름다운 센히메 공주는 결혼했는데 남편이 전투에 패해 자살한 후 친정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성의 성주와 한눈에 반해 재혼하고 행복한 삶을 이곳에서 보냈다 한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남편과 아이가 병에 걸려 죽자 출가하여 혼자 살았다는 슬픈 이야기도 전해진다. 또한 성안에 우물이 있는데, 오키쿠가 중요한 접시를 깼다고 몰려서 죽었기에 이 우물에서 접시 깨는 소리가 났는데 오키쿠의 억울함을 풀어준 이후에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는 전설도 있다. 제법 깊은 우물은 물이 없었고 동전만 바닥에 누워 반짝거렸다.

 

 

고동과 소라

아니, 회오리 감자가 떠올랐다

성곽을 챙챙 감아올리며

오로지 전투에다 철저한 방어다

홀로 서 있는 백로 하늘을 가른다

시대를 뛰어넘은 타임머신

 

적은 혼노지(本能寺)에 있단다. 

적은 혼노지(本能寺)에 있다 : 적은 내부에 있다는 일본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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