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아 멈추어다오

이동춘 시인

정흥교 | 기사입력 2023/11/10 [13:42]

시간아 멈추어다오

이동춘 시인

정흥교 | 입력 : 2023/11/10 [13:42]

 

 

푸릇한 연둣빛 

새순이 싹트는 봄날

벚꽃 사랑에 흠뻑 빠지니

신록 빛 여름이 찾아오는 줄 

그때는 몰랐었다

 

지루하고 긴 장마에 

습한 나날이 짜증이 나고

원치 않았던 태풍 회오리 속에

험난한 계절이었지만

그래도 그때가 좋았음을 몰랐었다

기다림 뒤에 와주었던 

꿀 같은 휴식이었는데 말이다

 

태풍이 가고 장맛비가 그치니 

하늘이 청명한 가을이다

그러나 가을날 풍요도 잠시뿐 

음습한 겨울이 다가옴을 예시하는 

조락에 슬퍼하니 이별이다

가을이 간다

 

아 어찌할 거나 

밤이면 흐드러졌던 설화

아침 햇살이 들면 사르르 녹아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인생의 겨울이 

이리도 빠른 걸음으로 올 줄을 몰랐다

 

말처럼 달리는 시간아 

잠시만 멈추어다오 

지난 추억들 소환하여 노래하며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을 

마지막 인생의 겨울을 

서럽게 준비하려 함이니라

 

이동춘

경기 수원출생

건양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외래)

한국문화융합예술치료학회 상임이사

()샘터문학 부회장

시사모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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